MS 게임사업 위태, 윈도우 10 잡으려다 Xbox도 ‘흔들’


▲ MS가 쫓는 두 마리 토끼, Xbox One과 윈도우 10
Xbox와 PC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기어즈 오브 워 얼티밋 에디션’에 이어 ‘킬러 인스팅트’, ‘포르자 모터스포츠’ 등 기라성 같은 Xbox 독점작들이 연이어 윈도우 스토어에 들어서는 중이다.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Xbox 라인업의 꽃이라 불리던 ‘퀀텀 브레이크’ 또한 예외 없이 Xbox One과 PC버전이 동시 발매됐다. 이만하면 올 상반기 Xbox 기대작은 거의 PC에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콘솔 게임을 PC에서 즐긴다, 통합을 추구하는 윈도우 10
이처럼 Xbox의 독점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긴 배경에는 윈도우 10이 있다. 2015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차세대 OS 윈도우 10은 PC·태블릿·스마트폰·콘솔 등 여러 디바이스의 ‘통합’을 추구했다. 각 기기를 윈도우 10이라는 하나의 OS로 묶어, 어디서나 동일한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콘텐츠도 공유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Xbox 게임도 포함된다.

▲ PC·태블릿·스마트폰·콘솔의 ‘통합’을 추구하는 윈도우 10
당시에는 ‘통합’이란 그저 PC에서 Xbox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15년간 Xbox를 가꿔온 마이크로소프트가 굳이 콘솔의 생명인 독점작을 포기할 리 없거니와, 실제로 스트리밍 기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구버전 윈도우를 정품, 비정품 불문하고 무료 업데이트해주는 ‘초강수’도 모자라,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Xbox 독점작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즉 당장은 Xbox 경쟁력을 다소 희생해서라도 윈도우 10을 확실히 시장에 안착시키고, 나아가 윈도우 스토어를 독자적인 디지털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디지털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스팀, 유플레이, EA 오리진 등은 번거로운 설치가 필요한 반면, 윈도우 스토어는 모든 윈도우 10에 기본 장착돼있다. Xbox 독점작을 통해 윈도우 10 보급률을 높이고 윈도우 스토어까지 알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Xbox 독점작을 희생하여 MS가 얻는 것은?
이러한 결정은 PC유저의 뜨거운 환호와 Xbox팬덤의 격렬한 반발을 동시에 불러왔다. 과거와 달리 PC 성능이 콘솔을 추월한 상황에서, 굳이 50만원을 호가하는 가정용 콘솔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독점작이다. 설령 최적화된 플레이 환경과 패드의 손맛이 좋아 콘솔을 찾더라도, 여러 기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은 결국 얼마나 출중한 독점작이 있느냐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블러드본’, ‘헤일로’와 같은 최고의 독점작이 있기에 우리는 콘솔을 산다. Xbox가 독점작을 윈도우 스토어에 내놓은 것은 필연적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게 된다.

▲ 윈도어 스토어에 독점작이 풀릴수록 Xbox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이번 세대 들어 Xbox One은 줄곧 경쟁자 PS4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첫 발표 시 PS4보다 떨어지는 성능에 가격은 100달러(한화 약 11만 원)나 더 비쌌고 론칭 라인업도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여기에 독점작 경쟁에서까지 패배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되려 Xbox 가치를 낮추고 있다. 더군다나 사업을 총괄하는 필 스펜서 부사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간 Xbox를 지지해온 팬덤의 반감을 사면서까지 여러 독점작을 윈도우 스토어에 출시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완성도 높은 이식으로 PC유저들이라도 확실히 포섭해두어야 한다. 윈도우 스토어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향후 Xbox One과 적극적인 크로스 프로모션을 통해 콘솔 경쟁에도 힘을 보태줄 수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PC버전 ‘기어즈 오브 워 얼티밋 에디션’과 ‘퀀텀 브레이크’는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위태로운 토끼 사냥, 윈도우 스토어의 빠른 발전이 급선무
윈도우 스토어에 들어온 Xbox 독점작이 맥을 못 추는 원인은 다름아닌 불완전한 이식에 있다. 콘솔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은 ‘기어즈 오브 워 얼티밋 에디션’의 윈도우 스토어 평점은 5점 만점의 2.3점에 불과한데, 최적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오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저간 협동 전투가 핵심인 작품임에도 출시된 지 한 달이 넘도록 멀티플레이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 협동 전투가 핵심인 ‘기어즈’는 한 달째 멀티플레이가 먹통이다
 

▲ 윈도어 스토어 ‘퀀텀 브레이크’ PC버전에 쏟아지는 혹평들
최신작 ‘퀀텀 브레이크’의 사정도 그리 다르지 않다. 현재 윈도우 스토어 평점은 2.8로, 전체 69개 평가 중 24개가 최하점수를 줬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역시나 최적화 실패이며 이외에도 각종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우선 PC버전임에도 제대로 된 1080p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존 720p 해상도를 늘려놓아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고, Xbox버전을 그대로 이식한 탓에 종료 버튼이 아예 없다. 이를 접한 유저들은 그야말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윈도우 스토어 자체의 평가도 그리 좋지 못하다. 여느 플랫폼이 제공하는 각종 편의기능이 미비하고 모드 지원, 도전과제 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윈도우 스토어가 곧바로 기존 플랫폼들과 어깨를 견줄 순 없겠지만, 후발주자다운 개선점과 준비성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쉽다. 15년을 이어온 Xbox팬덤을 등지기로 결정했다면, 응당 그만큼 완성도 높은 PC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결국 두 마리 토끼를 쫓다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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